5C5C
절판

5C5C

황진영 외 지음

『5C5C』는 베를린, 뉴욕, 파리, 로마, 서울 다섯 개 도시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 열네 명의 작품을 소개하는 국제전이다. 이를 위해 각 도시에 기반을 둔 여섯 명의 큐레이터가 모였다. 다섯 가지 서로 다른 기획 의도를 한데 모은 이 전시는 개별 작가들의 활동과 작품을 국제적인 맥락에서 조명한다. 그럼으로써 하나의 작품을 국제 미술계에 선보일 때 발생하는 갖가지 쟁점들을 조명하고 현대미술의 지배적인 풍경이 국제적인 것과 지역적인 것의 연접(conjunction)을 통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다.

우연한 기회에 뭉친 『5C5C』의 여섯 큐레이터들은 다섯 도시에서 한창 부상 중인 ‘새로운’ 미술을 대표하는 두 명에서 네 명의 중견 작가들을 선정하는 데서 출발했다. 큐레이터들 간의 대화가 계속되었고, 활발한 의견 교환이 있었으며, 때로는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논리를 뛰어넘는 비약을 강행하기도 했다. 바다와 국경을 가로질러 그리고 주로 인터넷을 통해 수많은 커뮤니케이션, 담론, 교류가 오고갔다. 이 과정에서 전시의 방향은 포괄적인 하나의 주제 대신 다양한 주제들을 포용하는 방향으로 옮아갔고, 이질적인 기획 의도를 병치시켜 국가 간 현대미술의 비교 연구를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열린 의미를 생산할 수 있는 대안적 형식을 취하는 쪽으로 가닥이 잡혔다.

베를린 큐레이터 프란치스카 로이토이서는 베를린이 간직한 유서 깊은 미술적 양분을 동시대 베를린 작가들의 작품에 나란히 투영한다. 현대 작가들을 옛 거장들과 동일한 시간선상에 놓으면서도, 국경과 문화를 초월한 전 지구적 시민으로서 그들을 구별한다. 뉴욕의 김시니와 제니퍼 정커마이어는 현재 미국이 처한 상황이 낳은 사회경제적 모호함을 문제 삼는 작가들을 통해 선택의 자유가 딜레마로 전락한 상황을 꼬집었고, 파리의 콘셉트는 미술계의 지배적인 흐름과 구별되거나 그로부터 독립적인 작가 개개인의 예술적 실천을 보여준다. 로마는 다양한 매체를 사용해 양식과 기술을 혼성하는 작가들의 작업과 리서치에 주력한다. 이들은 이러한 작업을 통해 전통과 혁신(그리고 글로벌과 로컬 글로벌) 사이의 밀접한 관계가 규정하는 이탈리아 현대미술의 속성을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서울의 콘셉트는 전체란 그 자체로 고유한 의미와 자율성을 지니는 지역적 요소들이 모여 구성된 것이라는 시각을 지닌 작가들을 소개한다.

이 다섯 가지 콘셉트는 지역적 사안을 지구적 맥락에서 반영한다. 이 같은 기획 의도와 방향 설정은 도시에서 도시로 전시가 이동할 때마다 작품을 어떻게 배치할 것인가의 문제로까지 확장된다. <5C5C>전은 전시가 열리게 될 다섯 개 도시의 성격과 상황에 맞추어 그 모습을 달리한다.

제목 ‘5C5C’는 다섯 개의 도시 그리고 그와 관련된 다양한 기획 개념들을 가리킨다. 별도의 부제를 붙이지 않은 것은 이 전시가 지향하는 열린 대화, 상호 교환성, 자유로운 해석을 열어두기 위함이다. 5C5C는 우리 시대의 반영이며 결론을 내리지 않는 대화의 시작이자 출발점으로서 기능할 것이다.

전시는 2011년 대한민국 서울의 상상마당에서 시작되어 로마, 베를린, 파리, 뉴욕으로 이동할 것이다. 큐레이터 황진영과 작가 박미나, 양아치(이상 서울), 큐레이터 알베르토 담브루오소와 작가 안드레아 아퀼란티, 마우로 디 실베스트레, 피에트로 루포(이상 로마), 큐레이터 프란치스카 로이토이서와 작가 얀 뷘니히, 안데어스 헬스텐 니센, 볼프강 슈틸러 (이상 베를린), 큐레이터 클로다 키오와 작가 레지네 쾰레, 샨타 라오(이상 파리), 그리고 큐레이터 김시니와 제니퍼 정커마이어, 작가 한방글, 오스만 칸, 스캇 키어난, 모레스 맥리스(이상 뉴욕) 등이 참여했다. (서문, 98쪽)


디자인

강경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