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곡 1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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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습곡 1번
Etude No. 1

오민, 유혜림 지음

동시대 공연자가 연마해야 하는 기법은 무엇인가

‘연습곡’(Etude)은 연주자들이 연주 기법을 연마하기 위해 만들어진 악곡 형식이다. 피아노 교습에 사용하는 「체르니」처럼 초기에는 순수하게 연주 기법을 연습하기 위한 용도로 출발했지만 낭만주의 시대에 이르러 단순한 연습만이 아닌 콘서트에서 연주할 수 있는 음악적 완성도를 지닌 형식으로 발전되었다. 현재에는 음악의 개념과 재료가 급격히 바뀌면서 연주자뿐 아니라 작곡가들이 작곡 기법 및 언어를 연습하는 도구로도 확장되었다.

작가 오민과 작곡가 유혜림이 협업한 『연습곡 1번』은 ‘동시대 공연자가 연마해야 하는 기법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전통적으로 음악 연주자들은 자신이 이상적으로 여기는 소리를 무의식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을 정도까지 연습을 통해 기법을 몸으로 체득하고, 이를 공연에서 실행한다. 그러나 시간과 장소뿐 아니라 악기 상태나 관객 반응 등 모든 무대는 다르고, 연주자는 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평소, 무용가의 몸이 머릿속에 상정된 이미지를 자동적으로 그려내기만 하지 않고, 그 몸을 둘러싼 시간과 공간을 예민하게 관찰하면서 머릿속 이미지와 몸 간의 새로운 관계를 매 순간 적극적으로 맺어 나가는 장면이 지극히 아름답다고 생각해 온” 오민은 “무용가와 마찬가지로 연주자 역시 무대 위에서 머릿속 소리와 몸과의 거리를 유지함으로써 더 좋은 소리를 발생시키고 결국 흥미로운 연주를 끌어낼 수 있다는 가정” 아래 작곡가 유혜림을 초대해 2부로 구성된 연습곡을 만들었다.

피아노와 퍼커션으로 연주하는 1부에서 연주자가 익혀야 하는 것은 악기의 기법이 아니라 “연습하는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상황과 변수, 음악적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감각”이다. “이에 따라 연주자는 연습이나 연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스스로의 태도와 감각을 매 순간 인지하고 구성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유혜림) 2부에서는 1부의 악보를 그대로 사용하되, 악기를 사용하지 않고 텍스트로 이뤄진 지시문을 기반으로 의성어로만 표현한다. 이를 통해 연주자들은 서로 긴밀하게 박을 공유하며 적극적으로 의지하는 연주 감각을 익힌다. 이렇듯 『연습곡 1번』은 “소리와 연주자의 몸 사이 거리를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간감과 공간감을 실험”(오민)하며, 한발 나아가 ‘기법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건드린다.


차례

「연습곡 1번」 1부 센차 미수라
「연습곡 1번」 2부 템포 미수라


지은이

오민은 불안의 감각을 연구하는 미술가다. 예측하기, 계획하기, 훈련하기, 구성하기와 같이 불안에 대응하기 위해 인류가 발전시켜 온 기술,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집중, 논리, 구조, 과정, 통제와 긴장감을 관찰하기 위해 퍼포먼스를 재료로 사용한다. 서울대학교에서 피아노 연주(1998)와 그래픽 디자인(2000)을 전공하고, 예일 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2008)를 받았다. 그의 작업은 북서울시립미술관(서울, 2018), 드 도메이넨 미술관(시타드, 2018) , 대구시립미술관(2017), 국제갤러리(서울, 2016), 아르코미술관(서울, 2016), 백남준아트센터(용인 , 2015), 국립현대미술관(과천, 2014), 네덜란드 중앙은행 갤러리(암스테르담, 2012), 독일 에르푸르트 미술관(2011) 등에서 전시되었다. 네덜란드 국립미술원과 삼성문화재단 파리 국제 예술공동체에서 거주 작가로 활동했으며,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2017), 송은미술대상 우수상(2017), 신도작가지원프로그램(2016), 제6회 두산연강예술상(2015)을 수상했다.

유혜림은 문학과 음악의 관계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작곡가다.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교에서 학사 학위(2013, 이신우 사사)를, 영국 왕립음악원에서 석사 학위(2016, 작곡가 겸 지휘자 크리스토퍼 오스틴 사사)를 받았으며 현재 서울대학교 음악대학교 박사과정(2017~)에 재학 중이다. 그의 작품은 연주 그룹 블로섬 스트리트 싱어스(2015), 크로치 엔드 페스티벌 코러스(20152016), 앙상블 코마(2016), 트리오 미라지(2016)에 의해 연주되었고, 브리스틀 애니메니션 페스티벌(런던, 2015)과 미국 버몬트 주에서 열린 레이크 챔플레인 체임버 뮤직 페스티벌(콜체스터, 2017)에서 초연되었다.


편집

박활성

디자인

슬기와 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