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는 예술가 오민이 동시대에 필요한 감각 언어로서 제안하는 ‘동시’라는 개념을 둘러싼 생각과 질문과 대화의 과정을 담은 책이다. 전작에서 보편적이고 위계적인 체계와 선(텍스처)을 벗어난 오늘날의 덩어리적 감각을 동시대 음악을 비롯한 예술의 한 현상으로 보고 이를 ‘포스트텍스처’라고 명명했던 오민은 이후 연구의 방향을 ‘동시’로 재정립했다. ‘동시’는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고 뒤섞이며 시공간 안에 포화된 정보들을 비위계적으로 연결하는 관계 언어”(「서문」, 9쪽)로, 오민이 진행 중인 리서치의 주제이자 이와 연계해 여러 형태로 펼쳐 나가고 있는 장기적인 연작의 제목이기도 하다. 이 책은 오민의 이러한 “실천 실험”의 연장선상에서 전개된다.
접합
“영화를 비롯하여, 여러 장르와 매체가 접합하는 다원적 예술 작품에서 음악은 대체로 조화를 담당한다. 조화는 대개 안정감을 생성하지만, 나에게는 종종 위험으로 다가온다. 보는 관점에 따라, 한 방향에서 보이는 조화는, 다른 방향에서 보이는 지배의 이면일 수 있다. 조화로운 지배는, 한 구성체가 다른 구성체를 유용한 것으로 규정할 때 발생한다.”(「접합」, 14쪽)
선형적인 질서 아래 조화를 이루는 예술 작품은 일견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지만, 그에 따른 안정감은 도리어 위험할 수 있다는 의심을 품게 한다. 조화란 한쪽이 한쪽에 유용하게 복무할 때의 결과일 수 있기 때문이다. 기능적으로 소비되어 온 음악과, 영화 내에서 이미지를 뒤따르곤 했던 사운드/소리와, 텍스트/말에 지배되었던 이미지의 유용성의 역사를 들여다보며 오민은 묻는다. “서로가 서로에게 결과적으로 유용함을 발휘한다면, 더 이상 위험은 없는 걸까? 조화로운 접합은 안전한가?”(「접합」, 25쪽)
오늘날 다원적인 예술 작품들은 다양한 장르와 매체의 접합으로 이루어지는데, 이 접합의 방식을 의도적으로 조화롭지 않게 시도한 작품들이 있어 왔다. 오민은 선형적인 예술의 흐름 속에서 간간이 돌출되어 온 이러한 비선형적인 움직임을 발견하고, 이러한 실험을 또 다른 각도에서 펼쳐 나가며 연구한다. “전복된 지배” 또한 “새로운 지배의 자양분이 될 위험”이 있음까지 의식하는 새로운 접합에 대한 태도는 이 책의 구성에도 반영되어 보인다. 『동시』는 인용과 재인용을 입체적으로 엮고(「집합」), 음악과 춤을 둘러싼 비위계적 협업에 관한 콘퍼런스를 구성하고(「콘퍼런스」), 영화의 역사와 이론, 필름/시네마/영상을 둘러싼 여러 개념에 대해 영화와 미디어 이론 연구자들과 독립적으로 이야기 나눈 후 이를 한 편의 대화로 편집하고(「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여러 영화인들을 초청해 (추후 그 답변이 “글이 아닌 말의 형식으로” 완성될) 스코어로서의 질문만을 드러낸다(「인터뷰 2: 인체와 기계와 생각과 장치」).
질문은 계속된다. “실험은 충분한가? 이제 안전한가?”(「접합」, 28쪽)
집합
‘집합’은 ‘동시’라는 개념에 필연적인 방식일 수 있다. “‘동시’는 적어도 ‘다수’의 ‘개체’를 전제한다.”(「집합」, 31쪽) 관습적인 구별을 흐리기 위해서는 수많은 정보량과 상대적으로 적은 질서가 요구되며, 이는 더 이상의 구별을 필요로 하지 않는 ‘집합’이 된다. “‘동시’는 ‘복잡’한 것을 단순화하기 위해 애써 ‘개체’들을 ‘구별’하여 ‘배열’하지 않고, ‘복잡’한 상태를 ‘복잡’한 그대로 받아들이려는 태도다.”(「집합」, 33쪽) ‘동시’의 현상으로서 여러 생각과 질문과 대화가 여러 방식으로 집합된 이 책은 덩어리로서 모여 있는 상태를 인지하고 지향하는 것으로 보이며, 오민과 대화를 나누었던 영화 미디어 연구자 마르틴 뵈녜가 “무빙 이미지의 근본적 속성”이라고 단언한 “불확정성”(「인터뷰 1」, 104쪽)과 가까워 보이기도 한다. “‘동시’는 자신의 ‘내부’와 ‘외부’를 구분하기 어렵게, 그 ‘사이’를 끊임없이 ‘횡단’하며 ‘개체’와 ‘개체’, ‘개체’와 ‘집합체’의 ‘관계’를 지속적으로 재정의한다.”(「집합」, 42쪽)
그동안 오민은 “음악의 시간 언어를 구사하는 시간 기반 설치 작품들”을 만들어 왔는데, 이러한 그의 작품들은 “필름”으로서 “영화의 언어”와 관련되어 있었으며, 특히 최근작들은 “영화에 내재한 공연성에 주목하기 위해 영화의 구성 요소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실험”과 맞닿아 있었다. 자연히 영화의 역사와 이론에 관심을 두게 된 오민은 영화 관련 연구자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들이 영화에 대해 나눈 대화의 면면은 유동적이고 열려 있는데, 특히 필름에 대한 생각이 그러하다. 퐁피두 센터 국립 현대 미술관의 필름 컬렉션 담당 큐레이터로 『필름에 관하여』를 쓴 필리프알랭 미쇼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필름은 사진, 음악, 그리고 다른 많은 것들과 관련 있지만 동시에 어떠한 연관에서도 빠져나간다. 필름은 유동체다. 즉 흐르는 것이다.”(「인터뷰 1」, 78쪽) 또한 그가 보기에 “필름은 현상을 보는 방식이기도 하고, 생각하는 방법이기도 하다.”(「인터뷰 1」, 79쪽) 그런데 필름에 대한 이러한 생각은 ‘동시’라는 관계 언어를 둘러싼 말처럼 읽히기도 한다. “복잡성 또는 유동성은 명백한 중심, 주인공, 또는 위계를 피하는 하나의 방법”(「콘퍼런스」, 70쪽)이며, ‘동시’에 대해 “앞과 뒤, 전과 후, 위와 아래, 안과 밖 사이의 시공간적 구별을 모호하게 하는 감각 실험과 직결”(「서문」, 9쪽)되고 “결과적으로 ‘무질서’의 감각을 생성”(「집합」, 31쪽)한다고 한 오민의 문장과 공명한다.
책의 말미에는 예술가 오민의 시간 기반 설치 작품 중 특히 「헤테로크로니의 헤테로포니」(2021)와 「폴디드」(2022)를 ‘오퍼레이션 영화’로 읽어 내는 영화미디어학자 김지훈의 글이 자리한다. 이 글에 따르면 오퍼레이션 영화란 “규범적 영화의 형식적, 미적, 기술적 경계를 확장하고 다시 그리기 위해 자신의 ‘오퍼레이션’을 구축하고 전면에 드러내는 다양한 영화적 실천을 가리킨다”(131쪽). “시네마의 바깥에서 시네마의 내부로 들어가 시네마를 다시 상상하고 개조한 결과”(146쪽)로서 “구성 요소들의 이질적인 신체와 움직임, 이들 간의 미묘한 맞물림과 마찰음을 강조”(147쪽)하는 오민의 작품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이 책을 이루어 가는 모습과 자연히 닮아 있다. “긴 호흡으로 전개되며 어떻게 변형될지 모를 미래의 작품을 미리 보는 예고” 혹은 “미래 시점에서 뒤돌아봤을 때 비로소 드러날 징후”(「서문」, 10쪽)가 되기를 바라며 엮인 책 『동시』는 이렇게 “실천 실험”의 과정이자 결과가 되어 간다.
발췌
오민: ‘동시’는 동시대 음악의 현상 중 하나인 ‘덩어리 음향’(sound mass)에서 촉발되었다. (「집합」, 35쪽)
오민: 결국 ‘동시’가 흥미로운 것은, ‘다수’의 ‘개체’와 ‘집합체’가 서로 ‘분할’하고 ‘분배’하고 ‘연결’하는, ‘자연’을 닮았기 때문일지 모르겠다. (「집합」, 39–40쪽)
오민: 빠르게 ‘운동’하며 변화하는 ‘연결’은 ‘위계’가 발생할 틈을 제거한다. 수많은 ‘절단’이 ‘복잡’하게 이어진 ‘동시’는, ‘결정’을 지연하며 혼잡하게 충돌하고 분화하는 무언가를 쫓는다. (「집합」, 44쪽)
오민: 시간 위에 놓이는 모든 것은 변화를 전제한다. 변화는 곧 움직임이며, 움직임은 공간을 차지한다. 그리고 이미지와 소리를 남긴다. 시간, (시간 위에 배열될 수 있는 모든 것을 지칭하는) 몸, 변화, 움직임, 공간, 이미지, 소리는 그렇게 하나로 중첩된다. 시간을 연구하는 것은 나머지도 함께 연구하는 것을 의미하며, 다학제적 협업의 계기가 된다. (「콘퍼런스」, 61–62쪽)
쇠데르베리: 하나처럼 보이는 그 무엇도 결코 하나가 아니다. 다수의 복합체이며, 최소 두 개, 대개 여러 개로 구성된다. 다수가 동시 발생하기 때문에 하나로 경험될 뿐이다. 각각은 스스로 존재하기보다, 관계 안에 존재한다. 다수를 매듭짓는 관계가 존재할 뿐, 하나라는 것은 애초에 성립 불가능한 개념인지 모른다. (「콘퍼런스」, 62쪽)
나가오: 나는 일상생활에서 음악 듣기를 좋아하지 않는데, 최근에 와서야 그 이유를 알게 됐다. 음악은 나를 둘러싼 시공간과 감정을 지배한다. 내가 영화에서 관찰하고 싶은 디테일을 파괴하며 그 순간 내가 어떻게 느껴야 하는지 음악으로 지시하려는 영화를 볼 때마다 마음이 불편하다. (「콘퍼런스」, 69쪽)
영블러드: “확장 영화는 단지 영화가 아니다. 삶이 생성의 과정인 것처럼, 확장 영화는 인간이 자신의 의식을 마음의 바깥에, 눈앞에 드러내고자 하는, 여전히 진행 중인 역사적인 추동이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79쪽)
미쇼: (…) 현실주의자에게 영화는, 세계의 이미지를 기록하는 장치다. 형식주의자에게 세계는, 영화를 반영하는 거울이다. 이 둘은 모순되지 않는다. 이 둘은 동시에 발생한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93쪽)
소마이니: (…) 이미지와 관련해 내가 연구하고 있는 인공 지능 중 그 어떠한 것도 순수하게 자율적인 것은 없다. 이들의 제안에는 인간의 결정, 행동, 선호, 그리고 인간을 벗어난 기술적 가능성이 접목되어 있으며, 인간과 비인간이 매우 복잡하게 뒤얽혀 있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103쪽)
뵈녜: 불확정성은 무빙 이미지의 근본적 속성이다. 프레임 안을 완전히 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촬영을 시작하는 순간 카메라는 의도하지 않은 것들을 포착하기 시작한다. 관객의 측면에서 얘기하면, 같은 이미지를 열 번, 스무 번 반복해서 보더라도 이전에 보지 못한 세부 정보를 끊임없이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104쪽)
영화를 비롯한 수많은 20세기의 기계들은 리모컨 버튼을 누르고, 하이퍼링크를 클릭하고, 이미지를 슬라이딩하고, 방대한 절단면들을 몽타주하며 일상을 보내는 21세기 동시대인을 산출했다. 그리고 21세기의 동시대인들은 이 시대의 가장 막강한 기계인 생성형 알고리즘에 생각을 의탁하기 시작했다. 인간이, 생물이, 세계가 근본적으로 기계라는 전제를 받아들인다면, 어쩌면 이것은 그리 놀랄 일도, 또 새로운 일도 아닐 것이다. 그리고 동시대를 살고 있는 나는, 언젠가부터 인체, 기계, 생각, 장치 사이의 경계를 구분하는 것이 어렵게 느껴진다. (「인터뷰 2: 인체와 기계와 생각과 장치」, 122쪽)
서문
접합
집합
콘퍼런스
인터뷰 1: 비영구성과 불확정성을 위한 뉴 비전
인터뷰 2: 인체와 기계와 생각과 장치
오민의 오퍼레이션 영화: 「헤테로크로니의 헤테로포니」와 「폴디드」에 대한 노트
참여자 소개
참여자 소개
가랑스 킴(Garance Kim)
배우, 감독. 감독으로서 제작한 첫 단편 영화 「영원한 도시」(Ville éternelle, 2022년)는 팡탱 코테 쿠르 영화제, 앙제 프리미에 플랑 영화제, 클레르몽페랑 영화제에 선정되었다. 배우로도 활동 중이며, 2024년 11월부터 아르테에서 방영되는 「외로운 사랑」(Amours Solitaires) 시즌 2에 출연할 예정이다. 로르 프루보, 플로라 부테유와 작업했고, 오민의 「폴리포니의 폴리포니」(2021년), 「폴디드」(2022년)에 참여했다. 현재 파리에 위치한 현대 미술 센터 아르타공 팡탱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참여 중이다.
기욤 슈미테르(Guillaume Schmitter)
컬러리스트. 픽션, 다큐멘터리, 뮤직비디오, 광고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한다. 다큐멘터리 「마지막 정상」(The Last Summit, 2024년), 뮤지션 겸 프로듀서 드 라 로망스의 음악 단편 「머릿속에 가득한 별」(Des étoiles plein la tête, 2022년) 등의 색 작업을 진행했다. 오민의 「폴디드」에 컬러리스트로 참여했다.
김지훈
영화미디어학자. 중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며, 학제간 인문 예술학인 영화미디어학의 제도화에 주력해 왔다. 『액티비즘과 포스트액티비즘: 한국 다큐멘터리 영화 1981–2022』(Activism and Post-Activism: Korean Documentary Cinema, 1981–2022, 2024년), 『다큐멘터리의 확장영역: 뉴미디어와 21세기 다큐멘터리』(Documentary’s Expanded Fields: New Media and the Twenty-First-Century Documentary, 2022년), 『필름, 비디오, 디지털 사이: 포스트미디어 시대의 하이브리드 무빙 이미지』(Between Film, Video, and the Digital: Hybrid Moving Images in the Post-media Age, 2016년)를 썼다. 현재 2021년 대우재단학술연구지원사업 논저 분야 선정작 『위기미디어: 위태로운 21세기 사회와 미디어의 확장』과 『수리마술적 미디어: 생성형 인공 지능, 미디어, 매개』(Mathemagical Media: Generative AI, Media, Mediation)를 두 권의 책으로 만드는 중이다.
나가오 아케미(Nagao Akemi)
안무가, 공연자, 느림 지향자. 사회 구조와 개인의 철학 및 심리학 사이의 복잡한 갈등을 탐구하고 재평가하며, 안무를 통해 이러한 주제들에 관한 독특하면서도 낙관적 시각을 제시한다. 2011년부터 초이 카 파이, 추마 요시코, 펠릭스 마이어크리스티안, 아나 쿠벨리크, 오민 등 아시아, 유럽, 미국의 다양한 안무가 및 예술가와 협업했고, 2021년에는 베를린 예술 대학교 에른스트 부슈 연극 예술 대학 베를린 종합 무용 센터(HZT Berlin)에서 안무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안무가로서 「할머니들」(Grandmothers, 공동 안무, 2021년), 「건너편|유리」(durch|glas, 2022년) 등을 안무했으며, 2020년부터 자브리나 후트와 함께 베를린 종합 무용 센터, 폰데로사 슈톨첸하겐, 베를린 예술 대학교에서 ‘소화’(Digestion)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나탈리 뒤랑(Nathalie Durand)
시네마토그래퍼. 루이 뤼미에르 국립 학교 졸업 후 다큐멘터리와 극영화를 오가며 활동해 왔으며, 코스타가브라스, 에밀리 들뢰즈, 파비엔 베르토, 줄리 가브라스, 나타샤 니시크, 상드린 뒤마, 그자비에 르그랑 등과 협업했다. 르그랑이 감독하고 뒤랑이 촬영한 「아직 끝나지 않았다」(Custody)는 2019년 세자르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고, 최우수 촬영상 후보에 올랐다. 현재 프랑스 촬영 감독 협회(AFC) 부회장을 맡고 있으며, 시네파브리크, 라 페미스, 루이 뤼미에르 국립 학교 등의 프랑스 영화 학교에서 정기적으로 강연하고 있다.
두니아 시쇼프(Dounia Sichov)
영화감독, 에디터, 배우, 제작자, 교육자, 다학제적 예술가. 그가 연출한 하이브리드 단편 다큐멘터리 「비켄」(Vikken, 2021년)은 마르세유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 관객상, 그르노블 야외 영화제 심사위원상, 올랴르 드 시네마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했다. 칸 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 섹션에 선정된 「리턴 투 서울」(Return to Seoul, 2022년)과 우크라이나에서 촬영 후 비극적으로 사망한 감독 만타스 크베다라비추스의 영화 「마리우폴리스 II」(Mariupolis II, 2022년)를 편집했고, 후자는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했다. 시쇼프는 「시베리아」(Siberia, 2020년)와 「그 여름의 느낌」(This Summer Feeling, 2015년)에 배우로 참여했고, 드니 코테의 「부드러운 피부」(A Skin So Soft, 2017년)와 아벨 페라라의 「얼라이브 인 프랑스」(Alive in France, 2017년)를 공동 제작했다. 프랑스 영화 학교 라 페미스에서 영화 편집과 시각적 관점 구성을 가르치고 있다.
마르틴 뵈녜(Martine Beugnet)
영화 및 미디어 연구자, 교육자, 큐레이터. 파리 대학교에서 시각 연구 교수로 재직 중이며, 국가 과학 연구 센터 영미 문화 연구소(LARCA-CNRS)의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영화 및 미디어에 관한 전시를 기획하고 기사를 썼으며, 현대 영화에 관한 저서를 여러 권 집필했다. 영어로 출간된 저서로는 『클레르 드니』(Claire Denis), 『영화 속 프루스트』(Proust at the Movies), 매리언 슈미드와 공동 저술한 『영화와 감각: 프랑스 영화와 일탈의 예술』(Cinema and Sensation: French Film and the Art of Transgression), 앨런 캐머런, 아릴드 페트베이트와 공동 편집한 에세이집 『불확정적 상: 영화와 불확실성의 매력』(Indefinite Visions: Cinema and the Attractions of Uncertainty) 등이 있다. 프랑스어 저서로는 영화 이미지의 순환에 관한 『영화와 그 이중성: 디지털화된 파운드 푸티지와 포켓 스크린 시대의 영화 이미지』(Le cinéma et ses doubles: L’image de film à l’ère du found footage numérisé et des écrans de poche)와 영화에서의 흐림을 다루는 역사와 미학에 관한 『흐림의 매력』(L’attrait du flou)이 출판되었으며, 『흐림의 매력』은 2025년 포덤 대학교 출판부에서 영문판으로도 출판될 예정이다. 크리스 라베토 등과 함께 에든버러 대학교 출판부에서 발행하는 ‘영화 및 매체 간 연구’ 시리즈의 공동 편집자로 활동 중이며, 유럽 현대 영화 및 미디어 연구 협회(NECSUS)에서 발행하는 저널의 편집 위원이기도 하다.
마리오르 만빌(Mariore Manneville)
조명 감독. 미하엘 하네케, 테런스 맬릭, 미카엘 에르스의 조명팀에 참여했으며, 조명 감독으로서는 세드리크 클라피슈, 에마뉘엘 핑켈과 협업했다. 「나의 유일한 욕망」(À mon seul désir, 2023년), 「아버지의 딸」(La fille de son père, 2023년), 뮤지컬 영화 「돈 후안」(Don Juan, 2022년) 등에서 조명 감독을 맡았다. 오민의 「에튀드」, 「에튀드의 에튀드」, 「참석자」, 「412356」, 「동시, 콘퍼런스」에 참여했으며, ‘퍼포먼스로서의 촬영’이라는 연구를 촉발한 인물이기도 하다.
마야 페를라크(Maya Verlaak)
작곡가, 연주자, 기획자, 교육자. 각 작품의 특정 맥락에 의해 창의적 과정이 유도되는 작곡적 위치를 탐구한다. “그 어떤 것도 당연하게 여기지 않는” 창작 태도에 기반한 이러한 접근 방식은 작품마다 새로운 테크닉을 개발하는 계기가 되는 동시에 유희적 감각을 유지하는 수단이기도 하다. 비판적 사유를 가능하게 하는 공간을 창출하여 관객과 연주자들이 그 공간 안에서 탐험할 수 있는 음악을 연구하며, 이를 위해 연주자들이 작곡 과정을 통찰할 수 있는 새로운 기보(notation) 시스템 개발에도 주력한다. 그의 작품은 앙상블 클랑(네덜란드), 앙상블 모데른(독일), 아파트먼트 하우스(영국), 앙상블 인터페이스(독일), 엘콜렉티브(미국), 뉴 유러피언 앙상블(네덜란드), 런던 신포니에타(영국), 언 어셈블리(영국), 앙상블 x.y(영국) 등 여러 단체에 의해 위촉 및 공연되었다. 개인이 위촉한 작품으로는 카린 더 플레이트(플루트), 마크 누프(피아노), 자라 자비에트(바이올린)가 있다. 그의 작품은 NMC 레코딩스(「넥스트 웨이브」[Next Wave, 2014년]), 버밍엄 레코드 컴퍼니(「테이프 피스」[Tape Piece, 2020년]), 어나더 팀버(「모든 영국 음악은 그린슬리브스이다」[All English Music is Greensleeves, 2020년]) 등에서 발매되었다. 페를라크는 포스트파라다이스 콘서트 시리즈와 애시드 폴리스 노이즈 앙상블의 창립 멤버이며, 현재 iii(악기 발명가 이니셔티브)의 멤버로 활동한다. 2018년부터 암스테르담 음악원에서 작곡을 가르치고 있다.
아녜스 고다르(Agnès Godard)
시네마토그래퍼. 1982년 빔 벤더스의 「룸 666」(Room 666)을 통해 시네마토그래퍼로 데뷔한 이후, 다양한 감독과 협업하면서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아녜스 바르다, 앙드레 테시네, 에마누엘레 크리알레세, 세바스티앵 리프시츠, 페터 한트케, 클로드 베리, 캐럴 몰리, 위르쉴라 메이에르 등과 협업했으며, 특히 클레르 드니와는 열다섯 편의 장편 영화를 촬영했다. 히혼 국제 영화제 명예상(2023년), 칸 영화제 피에르 앙제니외 헌정상(2021년), 마나키 브러더스 영화제 평생 공로상(2013년), 마르부르크 카메라상 평생 공로상(2012년)을 받았고, 영화 「홈」(Home)으로 뤼미에르 어워드에서 이미지와 사운드 부문 CST상(2009년)을, 「아름다운 직업」(Beau Travail)으로 세자르 최우수 촬영상과 뉴욕 영화 비평가 협회 최우수 촬영상(2001년)을 수상했다.
안토니오 소마이니(Antonio Somaini)
영화, 미디어, 시각 문화 연구자, 교육자, 큐레이터. 파리 소르본 누벨 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프랑스 대학교 연구소(IUF)의 선임 연구원이며, 인공 지능이 이미지와 시각 문화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5년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 저서로는 안드레아 피노티와 공동 집필한 『시각 문화: 이미지, 시선, 미디어, 장치』(Culture visuelle: Images, regards, médias, dispositifs), 라리사 드랸스키, 리카르도 벤투리와 공동 편집한 『매체에 관한 재고: 현대 미술과 영화』(Repenser le médium: Art contemporain et cinéma), 프란체스코 카세티와 공동 편집한 『이미지의 고해상도와 저해상도』(La haute et la basse définition des images) 등이 있다. 베냐민, 예이젠시테인, 모호이너지, 베르토프의 영어, 프랑스어, 이탈리아어 텍스트를 출판해 왔다. 2020년에는 전시 『타임머신: 영화적 시간성』(Time Machine: Cinematic Temporalities)을 기획하고 관련 서적(웹사이트 www.timemachineexhibition.com)을 출판했다. 현재 2025년 4월부터 9월까지 파리 죄드폼 미술관에서 개최 예정인 전시 『인공 지능이 바라본 세계』(Le monde selon l’IA / The World Through AI)의 수석 큐레이터로 활동 중이다.
알마 쇠데르베리(Alma Söderberg)
안무가, 공연자. 자신의 목소리와 몸을 사용하여 공간을 악기처럼 다루며, 음악과 춤의 언어를 교차한다. 보는 동시에 어떻게 들을 수 있는지, 즉 눈과 귀의 관계에 관해 지속적으로 연구해 왔다. 이 연구는 특히 주체적인 듣기를 요구하는 폴리리듬 실험을 통해 전개되며, 다양성이 중요한 시대에 필요한 동시 감각을 궁극적으로 탐구한다. 솔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실천 언어를 확립해 왔으며, 헨드리크 빌켄스, 존 더 하우스밴드, 스웨덴 쿨베리 무용단을 포함한 다양한 예술가, 집단 및 기관과 협업하여 듀오, 트리오, 그룹 작품을 창작해 왔다. 플라멩코와 현대 무용 훈련을 받았으며, 마틸드 코랄 무용 학교, 아모르 데 디오스, 고틀란드 무용 과정, 암스테르담 예술 대학교 연극 무용 아카데미(SNDO)에서 공부했다.
오민
예술가. 피아니스트로 훈련되는 동안 익힌 시간 언어를 기반으로, 시간을 둘러싼 물질과 사유의 경계 및 상호 작용을 연구한다. 주로 미술, 음악, 무용, 영화의 교차점, 그리고 시간 기반 설치와 라이브 퍼포먼스가 만나는 접점에서 신체가 시간을 감각하고 운용하고 소비하고 또 발생시키는 방식을 주시한다. 최근에는 다양성에 대한 높은 감수성이 요청되는 시대에 필요한 감각 언어로서, 시공간 안에 포화된 이질적 관념-감각 정보들을 비위계적으로 구성하는 ‘동시’의 구현을 실험 중이다. 그의 작업은 더 아펄(암스테르담, 2024년), 서울시립미술관(2024년), 울산시립미술관(2023년), 대구시립미술관(2023년, 2017년), 일민미술관(서울, 2022년), 국립현대미술관(서울 2021년, 과천 2018년, 2014년), MAIIAM(치앙마이, 2021년), MCAD(마닐라, 2021년), 대전시립미술관(2021년), 토탈미술관(서울, 2021년), 수원시립미술관(2021년, 2016년), 독일 모르스브로이 미술관(레버쿠젠, 2020년), 플랫폼엘 컨템포러리 아트센터(서울, 2020년, 2019년, 2017년), 포항시립미술관(2019년), 아트선재센터(서울, 2018년),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2018년), 네덜란드 더 도메이넌 미술관(시타르트, 2018년), 아르코미술관(서울, 2017년, 2016년) 등에서 발표됐다. 2021 올해의 작가상 4인에 선정되었으며, 에르메스 재단 미술상(2017년), 송은미술대상 우수상(2017년), 두산연강예술상(2015년)을 수상했다. ‘악보들’ 시리즈(공저), 『포스트텍스처』, 『토마』(공동 편집), 『부재자 참석자 초청자』, 『스코어 스코어』 등을 출간했다.
이한범
미술 비평가. 나선프레스(2019년– )와 나선도서관(2023년– )을 설립, 운영하고 있다.
카롤린 샹프티에(Caroline Champetier)
시네마토그래퍼. 1979년부터 100편 이상의 영화에 기여해 왔다. 1982년 샹탈 아케르만의 영화 「폭풍의 밤」(Toute une nuit)에서 시네마토그래퍼로 데뷔한 이후, 장뤼크 고다르, 자크 리베트, 자크 두아용, 클로드 란츠만, 브누아 자코, 아르노 데플레섕, 그자비에 보부아, 필리프 가렐, 바르베트 슈뢰더, 안 퐁텐, 아모스 기타이, 스와 노부히로, 파트리시아 마주이, 마르가레테 폰 트로타, 레오스 카락스, 소피 칼, 왕빙뿐 아니라 이레네 디오니시오, 피잘 불리파, 자나트 알샤노바 등 젊은 감독들과도 협업해 왔다. 제73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에서 평생 공로상인 베를리날레 카메라상(2023년)을 수상했으며, 「아네트」(Annette)로 뤼미에르 어워드 최우수 촬영상(2022년)을, 「홀리 모터스」(Holy Motors)로 카메리미지 실버 프로그상(2012년)과 시카고 국제 영화제 실버 휴고상(2012년)을, 「신과 인간」(Des hommes et des dieux)으로 세자르 최우수 촬영상과 잔니 디 베난초상(2011년)을 받았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프랑스 촬영 감독 협회(AFC) 회장으로 재직했다.
폴린 시카르(Pauline Sicard)
촬영 감독. 단편 영화 「맘보의 여왕」(Les reines du mambo, 2023년), TV 시리즈 「데칼로그」(Dekalog, 2023년), 개봉 예정인 「최종의 다음」(After The Very End)을 촬영했다. 2018년부터 오민과 협업을 시작하여, 「에튀드」, 「에튀드의 에튀드」(2018년), 「참석자」(2019년), 「412356」(2020년), 「헤테로크로니의 헤테로포니」(2021년), 「폴리포니의 폴리포니」, 「폴디드」에서 협업했으며, 현재 작업 중인 「동시, 인터뷰」와 「동시, 콘퍼런스」에 촬영 감독이자 인터뷰이, 퍼포머로 참여했다.
필리프알랭 미쇼(Philippe-Alain Michaud)
큐레이터. 퐁피두 센터 국립 현대 미술관에서 필름 컬렉션을 담당하며, 2018년부터 제네바 대학교에서 영화의 역사와 이론을 가르치고 있다. 영화와 시각 예술의 관계에 관한 글을 쓰며, 저서로는 『아비 바르부르크와 움직이는 이미지』(Aby Warburg et l’image en mouvement), 『이미지의 민족』(Le peuple des images), 『필름에 관하여』(Sur le film), 『원시의 영혼: 필름, 인형, 종이의 형상들』(Âmes primitives: Figures de film, de peluche et de papier)이 있다. 『비트 제너레이션』(Beat Generation, 퐁피두 센터, 2016년), 『끝없는 이미지, 브란쿠시 사진과 필름』(Images sans fin, Brancusi photographie, film et photographie, 퐁피두 센터, 2012년, 클레망 셰루, 캉탱 바자크와 공동 기획), 『나는 양탄자』(Tapis volants, 빌라 메디치, 레자바투아르, 2010년), 『전기적인 밤』(Nuits électriques, 모스크바 사진 박물관, 라보랄 예술 및 산업 창조 센터, 2007년), 『이미지의 움직임』(Le mouvement des images, 퐁피두 센터, 2006년), 『꿈처럼 그린 그림』(Comme le rêve, le dessin, 루브르 박물관, 퐁피두 센터, 2005년) 등의 전시를 기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