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듣는 책, oooe
oooe는 워크룸 프레스에서 펴내는 사운드 시리즈로, 말과 소리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책’을 만듭니다. oooe 7–10권은 주어진 주제에 대한 지은이 다섯 명의 독백을 모은 네 권의 앤솔러지입니다.
oooe 7권. 『21세기 한국 문화: 요약』
이 공간 및 사회에서 생각하고 행동하는 모든 방식으로서 ‘한국 문화’. 우리는 지난 25년간의 한국 문화를 어떤 생각으로 통과했고 지금에 와서 그것을 뭐라고 요약하게 될까?
지은이. 최가은, 정기현, 오석화, 박대겸, 안은별.
사운드 디자인. 임희주.
기획 및 제작. 워크룸 프레스.
러닝타임. 1시간 5분
발췌
“ ‘오늘 이거 봤고, 저거 읽었고, 근데 또 사람들이 내가 모르는 거 이야기하네. 저것도 읽어야겠다….’ 그러니까 피곤하죠. 문화라는 것은 제게 광활하고 광활한 기호의 별자리이고, 죽을 때까지 다 끝장 볼 수 없는 목록의 이미지이고, 그래서 피곤합니다. 그런데 ‘그거 다 헛짓이었다’라고 말하고 싶은 것은 절대 아니에요.”(최가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부동산의 신이 어딘가 실존하기라도 하는 듯, 우리는 또 한 번 선택을 하고, 선택의 결과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허허 웃거나 엉엉 울고…. 이 모든 과정들이 거리를 가득 메운 집집마다 일어나는 일이라는 사실이 문득 이상하고 무섭고 슬프고 그렇습니다.”(정기현)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건대 저는 21세기가 가상화의 시대였고, 또 앞으로 한동안 그럴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때 제가 가상화라고 말하는 것은 얼마간 20세기에 태어난 사람으로서 떠올릴 수 있는 의미와 뉘앙스를 담고 있는 것 같아요. 가상이라는 단어가 오늘날에는 아주 보편적이고, ‘가상 현실’이라는 말도 누구나 아는 말이지만, 이 지점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오석화)
“지금도 ‘무도 빠’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꽤 많이 있는 것 같고, 유튜브에서도 「무한도전」이 요약본, 편집본의 형태로 계속 방송되고 있죠. 그래서 21세기 한국 문화, 대중문화, TV 예능 프로그램을 이야기할 때 「무한도전」이 큰 위치를 차지하고 제게도 개인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문화라고 생각했습니다.”(박대겸)
“듣자 하니 리에 하타의 인스타그램에 가서 악플을 달고 있는 사람도 있다고 하네요. 제가 본 가장 인상적인 댓글은 ‘일본인의 음침함 어디 못 간다’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만큼 순수한 민족성에 대한 신화가 여전히 존재하는 일본에서 어떤 경험을 해 왔을지 짐작되는 필리핀계 일본인인 리에 하타가 이런 방식으로 일본인성을 인정받게 되다니…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안은별)
이용 방법
oooe는 구매 후 청취하실 수 있습니다. 워크룸 프레스 웹사이트에 회원 가입 후 구매해 주세요. 구매하신 회원은 업로드된 oooe를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하실 수 있습니다. 스트리밍 및 다운로드 가능 기간은 구매일로부터 1년입니다.
환불 안내
구매하신 사운드는 다운로드 또는 실시간 스트리밍 이용을 하지 않은 경우에만 환불 가능합니다.
문의
00:00–12:48 최가은
12:48–24:23 정기현
24:23–37:55 오석화
37:55–48:26 박대겸
48:26–64:58 안은별
최가은
문학평론가. 2020년부터 비평 활동을 시작했으며, 문학사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동시대 안팎의 여러 문학 작품뿐만 아니라, 오늘날 비평이라는 글쓰기-행위 자체의 특수성에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요즘은 특히 독립된 문학 장르로서 비평의 자리와 그 한계에 대해 고민 중이다.
정기현
소설가. 2023년 문학웹진 『LIM』에 단편소설 「농부의 피」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소설집 『슬픈 마음 있는 사람』이 있다. 어디에나 도사리고 있는 색다른 일을 알아보고 이해하고 소화하고 싶다고 늘 다짐하며 긴장하고 있다. 이때 색다른 일이란, 웃음부터 슬픔까지 그 많고 많은 것들을 담을 수 있는 그릇의 이름입니다.
오석화
2018년 웹진 『비유』에 시 「P.S. Sorry So Sloppy」를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평생 문학을 읽고 쓸 줄 알았는데 이제는 해적 번역과 기술철학에 더 관심이 많다. 대전에서 일하며 텍스트의 지속 가능한 생산을 고민한다. 시집 『악필에는 서체가 없다』(근간)가 있다. 블로그 '무개화차(blog.naver.com/ooopak11)'를 운행 중.
박대겸
소설가. 2023년 장편소설 『그해 여름 필립 로커웨이에게 일어난 소설 같은 일』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픽션으로부터 멀리, 낮으로부터 더 멀리』, 『부산 느와르 미스터리』, 『이상한 나라의 소설가』, 『외계인이 인류를 멸망시킨대』를 출간했다. 대학원에서 일어일문학을 공부했고, 현재 1980년대 이후 일본의 미스터리, 순문학, SF에 관심이 많다. 다른 서사 장르가 아닌 소설만이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어떻게 (탈)장르적으로 표현하면 재미있을지 궁리하며 소설을 쓰고 있다.
안은별
연구자, 작가. 관광학과 사회학, 미디어 연구와 인문지리학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모빌리티 현상, 특히 철도에 매개된 이동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2023년에 도쿄대학 정보학환 학제정보학부에서 박사학위를 받고 같은 연구과에 임기가 있는 교원으로 재직 중이다. 한국에서는 주로 학술적 성과로는 포함되지 않는 곳에서 글을 써 왔다. 이런 산만한 움직임이 결국 무엇이 될지 모르는 상태로 일단 표현과 관계 맺기로서의 글쓰기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