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ooe 3권.
『거리를 유지하기: 하양지와 『귀나팔』 그리고 무장아찌를 제대로 만드는 법』
일러두기
oooe는 워크룸 프레스에서 펴내는 사운드 시리즈입니다.
oooe는 말과 소리를 통해 새로운 형태의 ‘책’을 만듭니다. 다양한 분야의 창작자와 음악가가 ‘지은이’와 ‘디자이너’로서 oooe를 쓰고 디자인합니다. oooe는 열거하고, 대화하고, 제안하고, 나눕니다.
처음 듣는 책, oooe.
표제지
oooe 제3권.
『거리를 유지하기: 하양지와 『귀나팔』 그리고 무장아찌를 제대로 만드는 법』
지은이. 하양지.
사운드 디자인. 임희주.
기획 및 제작. 워크룸 프레스.
사양
사방이 검정 선으로 둘러 싸인 가로 세로 가변 폭의 사각형입니다.
사각형을 쌓아 올려 제본할 수도 있고, 디지털 디스플레이로 구현할 수도 있습니다.
※ 가상의 사양입니다.
발췌
“80번째 생일날, 모드는 해롤드에게 자신이 약을 먹었으며 곧 세상을 떠날 거라고 알립니다. 해롤드는 그녀를 병원에 데려가지만 결국 둘은 헤어집니다. 모드는 나치의 수용소에서 생존한 과거가 있었으며, 어쩌면 그러했기 때문에 삶의 끝은 스스로 정하겠다는 다짐을 오래전부터 했을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녀는 진심으로 해롤드를 사랑했고 어쩌면 그녀에게는 죽는 날까지 해롤드와 단란하게 사는 선택지도 있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존엄성을 강탈당한 경험을 가진 사람에게 자유로워지는 것은 그 무엇보다 귀중한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 후 해롤드는 어떤 날들을 살아가게 될까요? 그 힌트는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 유추할 수 있습니다.” (1장 하양지의 o+e: 거리두기의 달인들. 할 애시비의 영화 「해롤드와 모드」)
“어떤 살인 혐의로 수감 생활을 마치고 사회로 돌아온 뒤 딸의 죽음을 알게 된 ‘나’는 큰 절망에 빠지게 됩니다. 그런 상황에서도 ‘나’는 사랑에 기대지 않고 고독 속에 머뭅니다. 이 쓸쓸한 내면에 어쩌면 상현이 끼어들 자리는 없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해롤드와 모드」, 『낯선 여인의 편지』 속 여성들은 죽음으로 거리를 만들어 냈는데, 『표류도』의 화자는 삶을 지속한 상태로 이별을 택합니다. 어쩌면 자신을 낮고 투명한 곳으로 내려놓은 채 여전히 살아가는 후자의 경우가 더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1장 하양지의 o+e: 거리두기의 달인들. 박경리의 소설 『표류도』)
“혹시 ‘노인’으로서의 삶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지, 있다면 어떤 생각을 하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노인의 삶에 대해 정말 많이 생각하긴 합니다. 노인에 대한 생각은 곧 자기 몸에 대한 생각입니다. 저는 항상 몸에 대해, ‘언제까지 이렇게 기능을 할는지’ 생각합니다. (…) 최대한 오래 걷고 싶고, 디스크에 안 걸리고 싶습니다. 오랜 세월 제가 제 몸을 먹여 살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노인이 되었을 때쯤에는 제가 뭘 좋아하는지 등 루틴은 거의 정해져 있을 테니 그에 따라 살아야지 싶습니다.”(2장 하양지의 워크룸: 『귀나팔』)
“쌀, 김치, 계란, 양파, 파, 두부, 무, 커피, 녹차, 신라면, 초콜릿, 다진 마늘, 된장, 참치 캔, 간장, 포테토칩 오리지널, 참기름, 설탕, 소금, 미원, 식용유, 감자, 고구마, 제로 탄산음료, 냉동 딸기, 바나나, 요거트, 식초, 생강, 시금치.”(3장 하양지의 제안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식재료 서른 가지를 나열해 봅시다’)
“여러분은 요리를 좋아하시나요? 제가 최근에 해낸 성취는 무장아찌를 제대로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이 반찬을 만들고 전 느꼈습니다. 내 삶의 그림이 조금씩 완성되고 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전 줄곧 무장아찌를 만들고 싶었답니다. 저에게 무는 어쩐지 다루기 어려운 재료인데요, 그렇기에 정복해보고 싶은 마음도 들었습니다. 무장아찌는, 간장에 절여지기까지 여러 날을 기다려야 먹을 수 있다는 점, 준비할 재료가 너무나 적다는 점이 커다란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4장 하양지의 사용중: ‘무장아찌를 제대로 만드는 법’)
디자이너 코멘트
“3권의 주제가 ‘거리를 유지하기’인 만큼, 녹음된 소리와 나름의 거리를 두고 사운드를 만들어 보았습니다. 하양지 님의 목소리와 시간은 공유하고 있지만, 동시에 독립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소리의 인상을 만들고 싶었달까요. 리어노라 캐링턴의 그림 속 납작하게 펼쳐진 공간 안에 있는 개체들과 그 사이의 선들로 구분된 거리감들을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 임희주
💡이용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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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자료
리어노라 캐링턴 지음, 이지원 옮김
110 × 175밀리미터 / 284쪽 / 사철 하드커버 / 2022년 5월 31일 / 17,000원 / ISBN 979-11-89356-72-9 04800 / 978-89-94207-33-9 (세트)
Intro. (0:00–3:03)
1장 하양지의 o 더하기 e: 거리두기의 달인들 (3:03–21:15)
2장 하양지의 워크룸: 『귀나팔』 (21:15–57:30)
3장 하양지의 ‘제안들’: ‘낯선 장소들을 인터넷으로 구경해봅시다.’ 외 세 가지 (57:30–61:45)
4장 하양지의 ‘사용중’: 무장아찌를 제대로 만들기 (61:45–65:10)
Outro. (65:10–66:32)
하양지
만화를 그리는 하양지라고 합니다. 십 년이 조금 넘도록 이 일을 하고 있습니다.
2010년 네이버 도전만화에 「달콤한 애드립」이라는 만화를 올린 것으로 만화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딸기밭」, 「우리는 시간문제」, 「춤추는 도련님」을 연재했으며 「이런, 용기」와 「래빗홀」의 스토리를 담당했습니다. 『우리는 시간문제』와 『안녕이 오고 있어』는 단행본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중간중간 단편 만화들을 작업했습니다. 블로그에서 일기와 몇 편의 만화들을 보실 수 있습니다. (blog.naver.com/petermas)
되도록이면 만화로 오래 먹고 살기를 바라며 그 외 여러가지 재밌는 일들을 해보고 싶습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